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구독하기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는 분기별로 발행되는 「ICM News」를 통해 센터소식, 무예에 관한 전문가 및 청소년 기고문, 연관 정보를 전하고 있습니다.
구독신청을 통해 센터 뉴스레터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제목 [Martial Arts Globe] 훈련을 위한 안전한 공간 및 환경 보장

  • 작성일
    2025-08-11
  • 첨부

훈련을 위한 안전한 공간 및 환경 보장

스펠라 람페 차키치 (Špela Lampe Cakići)


유도에서 안전의 의미가 무엇인지 사람들이 질문을 할 때 저는 단순히 매트, 몸 풀기, 또는 경기 규칙만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슬로베니아 골로베츠 유도장(Judo Club Golovec)에서 함께 수련하는 시각 장애인 알렉시스(Alexis)가 떠오릅니다. 그는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얼굴에 자부심을 안고 노란띠를 받았거든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루카(Luka)는 단순히 유도 기술을 익힌 데 그치지 않고 유도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 우리 도장에 찾아와 결국 강인함과 결속력을 되찾은 아나(Ana)와 에바(Eva), 두 여성도 떠오릅니다. 그리고 가슴에 심박 조율기를 장착한 26세 에키(Eki)는 조용하고 단호한 자세로 움직이며, 회복력이 항상 큰 움직임을 동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줍니다. 이처럼 저에게 유도에서 안전은 단순히 부상을 피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온갖 배경과 사연을 안고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이 손상을 당하거나 함부로 평가의 대상이 되거나 또는 소외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없이 온전히 넘어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안전입니다. 안전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우리의 책임입니다.


유도의 가장 심오한 철학: 삶의 방식으로서의 상호 웰빙

유도는 상호이익을 통해 최대 효율을 추구할 것을 가르치지만 골로베츠 유도장(Judo Golovec)에서 이러한 철학은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삶의 방식입니다. 6세 아이가 안전하게 낙법을 배우는 모습이든, 혹은 75세 할아버지가 젊은 세대와 함께 수련하는 고요하면서 강인한 모습이든, 그 본질은 항상 존중, 신뢰, 그리고 연결입니다. 국제유도연맹 (International Judo Federation) 공인 유도 매니저이자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스토리를 전달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국제 프로젝트를 통해 저는 안전은 성장의 뿌리를 내리는 토양이라는 교훈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안전이 없이는 유도는 그저 움직임일 뿐입니다. 하지만 안전이 보장된 유도는 변화입니다. 


기쁨- 여러 세대가 함께 수양할 때

저는 EU에서 지원하는 “세대를 통합하는 유도(Yudo Connecting Older and Younger Generations)” 프로젝트의 첫 세션을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10세 어린이와 75세 어르신이 함께 움직이고 호흡하고 인사하는 법을 배우며 나란히 웃는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안전은 세대를 초월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일깨워줬습니다. 노년층 참가자들은 스스로가 도움이 되고 존중 받는다고 느꼈고 젊은 참가자들은 스스로가 소중하고 신뢰 받는다고 느꼈습니다. 유도는 단순한 스포츠 이상으로 여러 다른 세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이 세션의 여러 노년층 참가자들은 “이제야 비로소 진짜 삶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기쁨 프로젝트 (JOY Project)의 일환으로 8개국 컨소시엄 파트너들과 함께 세대를 초월한 유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전 세계 유도 코치들을 위해 무료 온라인 도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해당 도구는 2026년 말까지 국제유도연맹 아카데미 (International Judo Federation Academy)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됩니다. 


정서적 안전: 취약해질 용기

정신 건강은 젊은이들의 웰빙에 필수적인 요소로, 최근 진행된 여러 프로젝트의 핵심에 자리잡아왔습니다. 포용과 자원봉사, 유도를 통한 괴롭힘 예방, 유도 도덕율 (Judo Moral Code), 최고의 기분 (Feel Great)을 통해 유럽 전역의 젊은 유도인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움직이고 치유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처음 왔을 때는 대부분 높은 불안과 낮은 자존감 때문에 힘들어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좋아진 모습이었죠. 어느 날 저녁 그룹 세션 때 누군가가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이곳의 세대 간의 연결이 정말 좋습니다. 제가 혼자가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해주거든요”. 이처럼 우리는 함께 웃고 함께 훈련하고 서로를 응원해줬습니다. 저는 그것이 바로 정서적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치유, 취약성, 진정한 소속감을 위한 공간을 주는 것이죠. 안전하다는 것은 이곳에 소속되기 위해 “전형적”일 필요 없이 남들과 좀 달라도 괜찮다는 뜻이거든요. 


알렉시스: 포용의 의미를 몸소 보여준 시각 장애인 소년

지난 2년 동안 도장에서 경험한 가장 강렬한 이야기 중 하나는 시각 및 청각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수련생들과 함께 수련하는 소년 알렉시스 이야기입니다. 알렉시스가 승단 시험을 준비할 때가 되자 전통적인 문자 기반의 시험은 알렉시스에게 맞지 않겠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이론을 점자 형태로 바꾸고 부모님이 놀이와 구두 설명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퀴즈 플래시카드를 사용했으며, 알렉시스도 모든 수업에 신뢰와 용기를 가지고 임했습니다. 그는 결국 시험에 합격했는데 기대 수준을 낮췄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교육 방식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성공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포용은 무언가 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요. 알렉시스를 통해 우리는 유도를 더 깊이 “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여성을 위한 안전: 생존자에서 리더로

저는 가정 폭력에서 살아남은 여성들과 가깝게 일해왔는데, 많은 이들은 오랜 시간 침묵을 지켜왔습니다. 여성을 위한 유도 (Judo for Women) 프로그램의 참가 여성들은 다시금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유도에서 여성 안전은 단순히 호신술 같은 기술 습득이 아니라 자매애, 안전한 공간, 응원, 경청하고 힘을 줄 수 있도록 훈련을 받은 코치와 같이 훨씬 더 넓은 개념을 아우릅니다. 우리 프로그램 홍보대사인 아나(Ana)와 에바(Eva)는 클럽에 남아 현재 어린이들을 위한 보조 코치로 자원봉사를 하며 각자의 강점과 경험을 나누고 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입니다. 스토리텔링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이 공간은 두려움을 자유로, 침묵을 힘으로 변화시켜나갑니다. 


나의 이유

제가 이 모든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때, 그리고 반대로 안전한 공간을 찾아서 자신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고 스스로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느꼈을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저는 봤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안전한 공간이라 함은 세상 어디라도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괴롭힘을 당한 후 침묵을 강요당하는 청소년,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맞춰야만 한다고 강요당하는 여아들, 그리고 “여긴 너를 위한 곳이 아니야”라고 박대를 당하는 장애인들을 저는 많이 봐왔습니다. 그런데 유도는 정반대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긴 너를 위한 곳이야. 너는 여기가 맞아. 유도는 단순히 스포츠 혹은 운동 능력을 시험하는 곳이 아닙니다. 삶의 철학이자 조용하고 꾸준한 여정이자 모두가 성장하고 강인해지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공간입니다. 제 미션은 명확합니다. 전 세계 유도 커뮤니티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유도 수련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곳이 되도록 힘을 보태는 것입니다. 


코치, 리더,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유도에서 안전한 환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안전한 환경은 당장 필요합니다. 코치를 훈련시키고 참가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소외된 이들을 위해 문을 열어주세요. 단순한 이동이 아닌 진정한 변화를 위해 개발 프로젝트를 활용하세요. 유도라면 할 수 있습니다. 우리라면 할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