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을 위한 교육: 무예 및 격투 스포츠 부문의 페미니스트 교육학
마리아나 시모에스 피멘텔 고메스브라질 캄피나스 공립대학교 체육학부스포츠, 다양성, 모험 연구실 스포츠 과학과
무예에서 ‘성별’의 중요성제가 아직 중학생밖에 되지 않았던 시절 무예 및 격투 스포츠 (Martial Arts and Combat Sports)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생물학 수업에서는 XY 염색체를 "남성"의 기준으로 가르쳤습니다. 당시 생물학 수업에서 배운 내용으로 인해 저는 "매트 위에서는 나는 XY 염색체를 가진 남성이다"라고 반복해서 주장하게 됐습니다. 대부분 남자아이들로 이루어진 또래 집단에게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기도 했고 그래야 저를 괜히 "살살" 대하거나 여자아이라서 힘이나 노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그 후 30년이 지난 지금 두 종목에서 검은띠를 딴 저는 시련과 부정으로 점철된 과거의 길을 다시 돌아봅니다. 정말 많은 순간에 저는 계속해서 저의 여성성을 과장될 정도로 부정했고, 성차별적인 발언 앞에서도 침묵했으며, 생리 주기를 무시한 채 열심히 훈련에만 매진했습니다. 때로는 자랑스럽게 "나 참 남자답게 잘 싸웠다"라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슴없이 발언하기도 했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이러한 행동들이 제도적으로 성별화된 환경 속에서의 제 나름의 생존 전략이자, 동시에 그 체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증거임을 알아차리게 됩니다.여아와 여성이 익스트림 스포츠나 사회적으로 "남성적”이라고 간주되는 스포츠를 하면 "남자애 같다(톰보이)"는 조롱을 받던 세대에서 자란 저는 여성의 목소리가 거의 없고 교육이 시스젠더-이성애 규범을 가진 백인 남성 운동 선수 중심의 이분법적 사고가 만연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이러한 모델은 실제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들의 관심과 욕구와는 상충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일종의 기대와 규범을 재생산하는데, 저는 이제부터 이런 기대와 규범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변화시켜보고자 합니다.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무예 및 격투 스포츠 (MACS)가 계속해서 어떻게 조직되고 교육되어 왔는지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이어지는 논의에서는 이러한 ‘삶으로부터의 진단’을 출발점으로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 여아와 여성의 참여를 저해시키는 어려움, 둘째, 형평성을 위해 필요한 교육적 차이, 셋째, 이것이 교육에서 왜 중요한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매트 위의 장벽들무예 도장에 들어가면 체육관 벽에는 보통 무예 사부나 창시자 사진이 걸려 있고 수련생들은 계속해서 사진 속 인물에게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선생님, 스승, 또는 사부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그곳에서 지식의 주요 권위자이자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해서 기억하고 역사적 인물로 존경을 표하기 위해 벽에 사진이 걸리는 인물 중 여성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성의 이름이나 모습을 생각해내는 경우는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여성의 시각적 부재는 단순한 사진 한 장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정당성을 가지고 전통을 대표하는 존재로 기억될 수 있는지의 문제입니다 (Korsakas, 2023; Channon & Jennings, 2014).
이처럼 대표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아와 여성들은 격투 기술을 배우기 시작할 때 불안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들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 그 자리를 차지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아니면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괜히 "살살" 대하지는 않을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코르사카스 (Korsakas, 2023)와 페레티 (Ferretti, 2011)는 남성 강사들이 여성의 신체는 약하다는 인식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로 인해 여성은 보호나 받아야 할 존재로 인식시키고 여성의 발달 및 성과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할 필요가 없거나 남성에 비해 여성은 신체적 능력이 크지 않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Korsakas, 2023; Channon, 2014).한편 실질적이고 신체적인 측면에서 불안감을 느낀다면 다른 한편 여전히 체육관에서 존재하는 성차별적 및 여성혐오적인 상상으로 인한 괴롭힘 (도덕적 또는 성적)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강인한 것이 곧 남자다운 것이다" 또는 "남자답게 싸워라"와 같은 표현은 이러한 환경에서 상당히 흔하며 심지어 사부/ 스승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로운 남성성은 여기서 소리 없는 규범으로 작용합니다. 공격성을 장점으로 여기고, "과할 정도로 힘을 사용할 필요 없다"고 말하거나 파트너를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통증, 피로, 또는 두려움과 같은 증상을 하찮게 여기며, "기술적 자질"을 운동선수 남성의 신체와 연관시킵니다.
다음으로, 성평등이 없는 교육학과 성평등이 있는 교육학 사이의 주요 차이점을 제시함으로써 강사, 선생님, 사부, 스승이 무예에서 페미니스트 교육학을 고려하도록 장려하고자 합니다. 코르사카스 (2023, 73쪽)는 이것을 페미니스트 이론에 기반을 두고 인종, 사회 계층, 지리, 장애 및 기타 기준의 문제가 국제적으로 다루어지는 "평등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 활동을 뒷받침하는 일련의 철학적, 이론적, 방법론적, 실제적 개요"라고 정의합니다. 형평성을 위한 교육
무예와 격투 스포츠는 대체로 전문가의 교육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Drigo, 2009). 즉 사부는 제자들을 훈련시키고 제자들은 후에 사부가 되면 자신이 전수받았던 레퍼토리를 변형하거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재현합니다 (Gomes & Terrisse, 2013; Gomes, 2023; Antunes, Rodrigues, Kirk, 2023). 다시 말해 무예 및 격투 스포츠 (MACS)는 역사적으로 그리고 상당 부분 여전히 가부장제 중심의 전통에 의해 형성돼 왔습니다. 이러한 틀 안에서 스승의 권위는 의심 없이 무조건 받아들이게 되고, 지식은 수직적으로 전수되며, 배우고 시연을 보여줄 "정당한" 신체는 앞서 언급했듯이 대개 시스젠더 이성애 규범을 가진 젊은 백인 남성 운동선수의 몸입니다.
이러한 구성은 상징적 및 물질적 장벽을 낳습니다. 여아와 여성의 목소리를 침묵시키고, 훈련 공간에서 성차별과 남성성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미적 기준과 수행 기준을 강요하며, 다양한 학습 타이밍 (예를 들어 장애가 있는 여성의 학습 시기 포함)을 부정합니다. 철저하고 맥락을 벗어나 반복을 강조하는 기술적 방법은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고 관련 방식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Antunes, Rodrigues, Kirk, 2020), 실제 적대 상황과는 동떨어진 현실성 없는 답변을 제시하고 전투의 내재적 및 예측 불가능한 논리에 대한 이해를 저해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Terrisse, 1991). 따라서 운동 성과는 전투의 다이나믹을 파악하고 전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수와 빈도로 기술적인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측정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무예 및 격투 스포츠 (MACS)가 여러 다른 신체들의 경험을 위한 민주적인 공간이 될 수는 있지만, 측정 기준은 여전히 남성 운동 선수의 신체가 기준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됩니다. 성평등을 지향하는 교육에서 여아, 여성, 그리고 트랜스젠더는 남성을 위해 남성이 만든 규범에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이러한 방법론적 변화는 억압적인 위계와 남성 중심적인 커리큘럼을 벗어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페미니스트 스포츠 교육학(Korsakas, 2023)과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매트 위에서는 위계질서를 벗어나는 방식은 "학습에 대한 상호 책임 개념" (hooks, 2015, p. 193)을 장려합니다. 즉 모든 사람의 의견이 중요하고, 여아와 여성에게 해방적이고 안전하며 평등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관행과 구조가 재편되는 것입니다.
무예 및 격투 스포츠 (MACS)를 통한 평등
스포츠와 무예 및 격투 스포츠 (MACS) 분야에서 여아와 여성에게 전반적인 환경은 여전히 억압적이고 이분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여성 선수 5,250명 및 남성 선수 5,250명의 동등한 성별 쿼터를 배정해 크게 보면 2024년 파리 올림픽은 진정한 양성 평등을 이룬 최초의 하계 올림픽이 됐습니다 (IOC, 2024). 프로그램 차원에서는 동의, 다중 모드 교육, 여성 리더십을 중심으로 교육을 재설계하는 UNESCO-ICM 이니셔티브는 꾸준히 여성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7주 청소년 역량 강화 캠프 (7-week Youth Capacity Building Camp)에는 57%가 여성이었고, 세계 청소년 무예 아카데미 (Global Youth Martial Arts Academy)에는 78%, 무예 오픈 스쿨(Martial Arts Open School, 참가자 781명, 5개국)에는 70%가 여성이었으며, 스포츠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관한 모델 유네스코 컨퍼런스는 (Model UNESCO Conference)에는 59%가 여성이었습니다 (UNESCO, 2024).
이와 같은 시스템 및 프로그램 차원에서의 성과는 매트 위에서 여아와 여성이 수련을 경험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옵니다. 존재감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눈에도 더 띄게 되고, 상황이 잘 맞으면 권한 부여를 지원합니다 (Korsakas, 2023). 헤게모니적 규범과 이분법적 역할을 해체하면 젠더의 삶의 방식이 더욱 넓어지고, 남성성-여성성 이분법 대신 허영심이나 편협한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여성성이 그 자리에 들어오게 됩니다 (Miller, 2010). "약함"에서 유능하고 강한 신체 (그리고 정신)로의 전환은 무예를 통해 양성평등으로 가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자신감과 체화된 지식은 경계와 동의를 협상하고, 리스크를 관리하고, 미세 공격에 맞서고, 역사적으로 남성화된 공간에서 목소리를 내는 도구로 작용합니다.
운동을 하는 여아 및 여성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기관들은 단순히 여성을 남성의 틀에 끼워맞추기보다는 전체 스포츠 생태계 (시민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부터 높은 성과를 내야 하는 스포츠까지 모두 포함)를 재설계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대상화되지 않는 적절한 유니폼과 장비, 동의 기반 안전 프로토콜, 접근 가능한 시설과 시간표, 여성의 특수성에 맞춘 코치 교육, 리더십과 의사 결정에서의 대표성 강화 등이 포함됩니다. 결정적으로 흑인 및 원주민 여성, LGBTQIAPN+ 활동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배경의 여성, 장애 여성 등 다양한 집단이 직면한 중복적 장벽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교와 체육관에서 이러한 변화를 실천할 때, 무예는 스포츠와 교육 모두에서 성평등의 실질적인 엔진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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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저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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