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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artial Arts Globe] “대화는 줄이고 더 행동하자” (심리학과 인간 행동 관점을 이용한 무예 성평등 제고)

  • 조회수
    324
  • 작성일
    2023-10-19
  • 첨부



대화는 줄이고 더 행동하자.”

-심리학과 인간 행동 관점을 이용한 무예 성평등 제고-


                                                                                                                                          타바타 텔레스(Thabata Telles)


<저자 소개>

타바타 텔레스(Thabata Telles)2019년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사업인 MARIE(전문가 무예 연수사업)에 참가한 바 있다. 심리학자인 그녀는 현재 포르투갈의 마이아 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Polytechnic institute of Maia)에 재직중이며 브라질 스포츠 심리학 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본 글에서 필자는 심리학과 인간 행동의 관점에서, ‘지각-행동 및 사전 성찰 과정(pre-reflexive process)’을 이용해 무예계의 성 평등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은 최근 LNOB(Leave No One Behind의 약자로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을 의미함)를 기반으로, 무예에 대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발전하였으며 성찰 과정뿐만 아니라 사전 성찰 과정에서 찾아 볼 수 있는 행동에 대한 지각을 강조한다(Telles, 2018, 2020). 사전 성찰의 경우 체화 및 구현된 행동의 감각적 지각을 통해 정의될 수 있다(Andrieu, 2017; Gallagher, 2005).


지각 분야는 학제 간 영역으로 간주되며, 다음의 세 가지 관점이 주를 이룬다. 첫 번째는 철학적 접근 방식으로, 메를로퐁티(Merleau-Ponty)의 현상학에 주로 기반한다(1945; 1953).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신경과학(Gallagher, 2005; Leder, 1990, Nöe, 2006; 2009), 그리고 체화 인지 이해 분야다(Araujo et al, 2019; Raab, 2020; Raab & Araujo, 2019). 이와 같은 세 관점은 지각-행동 프로세스로서의 ‘지각’을 정의하는 데 확증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세 관점에 따라 지각은 행동으로 간주된다. 지각을 바탕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우리의 움직임이 결정되는 것이다.


무예 교육에서는 기술 설명에만 의존하는 대신 경험 기반 수련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Telles, Vaittinen & Barreira, 2018). 이는 우리의 몸이 움직이기 위하여 지각을 통해 각 상황에서의 시간과 공간의 암묵적 요소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각은 우리에게 또는 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간과 공간, 상황의 요소와 관련하여 우리 신체가 행하는 행위이다. 세계의 내재적 의미를 담는 머릿속 활동이 아닌 숙련된 신체 행위를 가리킨다. 따라서 신체 행위는 임의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향해 행하는 신체의 의도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각-행동 과정의 개념은 성차별이 존재하는 세계의 내재적 특성을 통해 행동을 이해하려는 연구와 관련이 있으며, 이때 성 편견도 함께 고려된다(Young, 1980). 이러한 관점에서 무예를 다루는 연구의 경우, 무예계 내 성 평등을 달성하기 위해 선입견을 타파하는 것과 같은 과제가 있다(Channon, 2013; Garcia & Maia, 2022; Holthuysen, 2011; Oliveira, Telles & Barreira, 2021; Telles, 2018). 예를 들어 무예계에는 여성이 더 약하고 수련을 즐¬¬기지 않으며 무예 도장에 등록할 가능성이 낮다는 선입견이 있다. 무예계 내 성평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동등한 참여와 함께 여성의 성과까지도 공정히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관련하여 최근 진행된 연구(Figueiredo, Mendonça, Telles & Barreira, 2021)에서는 여성이 무예를 수련하며 겪는 바람직하지 못한 환경과 바람직한 환경을 함께 다루었으며, 연구에는 브라질리언 주짓수부터 무에타이, 유도, 태권도를 수련하는 총 여덟 명의 여성 수련자가 참여하여 수련 경험을 털어놓았다. 우선 바람직하지 못한 수련 방식에는 지도자의 태만, 기술 지도 중 엿보이는 성별 고정관념, 분리, 여성의 특징에 대한 이해 부족과 폭력, 그리고 희롱이 있다. 한편 모범적인 수련 방식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가 돋보인다. 첫째, 여성의 고유성에 대한 관심. 둘째, 교육 시 수련생의 성별이 아닌 기술적인 문제에만 집중하는 태도. 셋째, 협조적인 환경. 넷째, 존중할 수 있고 존중받을 만한 지도자. 다섯째는 인정과 칭찬이다. 정리하자면 여성 수련자를 향한 지도자의 의도와 행동에 따라 무예 수련은 천국이 될 수도 있고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인터뷰 참가자들은 이러한 요소에 따라 무예에 대한 수련생의 충성도와 지속성, 공감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수련생은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자신감과 자기효능감, 사회적 지지 향상을 경험할 수도 있다. 심리학과 인간 행동 관점에서는 이러한 특정 상황에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 및 행태를 이용하여 무예계 내 성평등 수준을 한 층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컨퍼런스, 토론, 스토리텔링 등의 성찰적 전략, 그리고 긍정적인 태도와 반차별적 행태, 정확한 행동 등의 사전 성찰적 전략의 중요성이 함께 강화된다. 순수한 관습을 따르는 대신, 공감대를 통해 형성 및 조절한 합리적인 규범을 발달시키는 내용이 포함되며(Barreira, 2017), 움직임을 통해 제약을 확인할 수 있는 신체 자체에 더욱 집중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대화는 줄이고 더 행동하자” 모토에서는 개인의 능력에 대한 지각이 사전 성찰적 과정을 아우른다는 생각이 드러난다. 문화적 규범과 사회적 기대, 개인 경험 등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의 지각과 행동에 영향을 종종 미치며, 무예계에서 지도자나 동료, 심지어 수련자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성차별적 시선과 드러나지 않은 내재적 편견을 강화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의식 전환 교육과 내재적 편견을 줄이는 방법을 함께 동원한다면 무예가들은 당면한 선입견을 의식하고 이에 활발히 대응할 것이다. 여기에는 각자의 신체 능력을 이해하여 수련자들이 성별의 제약에서 벗어나 기술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포함된다.


결과적으로, 최근 연구에서는 성 평등을 포르투갈의 갈호파(Telles, Andrieu & Barreira, 2022)나 한국의 씨름(Telles & Barreira, 2020)과 같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험에 처한 무예를 보호할 방법으로 제시했다. 여성에게 갈호파와 씨름 수련을 독려하면 다양성을 증진하는 동시에 참여율을 높여 전통 무예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심리학과 인간 행동 관점을 이용하여 성 평등을 촉진하는 것은 범세계적으로 사고하면서도 지역 단위에서 행동할 수 있는 생산적인 방법이며, 이는 지속가능개발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United Nations, 2023).


무예계 내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체 훈련을 넘어 심리적 요소와 지각-행동, 사전 성찰 과정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접근 방법을 취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 방법을 훈련 방법에 접목한다면 무예계는 전통적인 성 규범과 편견 등 여러 제약 요소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노력을 올바른 방향으로 기울인다면 무예는 성별을 넘어 모든 개인의 성장과 임파워먼트, 성취가 가능한 포용의 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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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újo, D.; Hristovski, R.; Seifert, L.; Carvalho, J. & Davids, K. (2019) Ecological cognition: expert decision-making behaviour in sport, International Review of Sport and Exercise Psychology, 12(1), 1-25, doi: 10.1080/1750984X.2017.1349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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