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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ices of Youth] 무예를 통해 내 목소리도 찾고 용기를 내게 된 여정

  • 조회수
    106
  • 작성일
    2023-12-13
  • 첨부

(사진) 태권도 하고 있는 엠마누엘라 모습


무예를 통해 목소리도 찾고 용기를 내게 여정

엠마누엘라 아젤리 앙카만(Emmanuella Adjeley Ankaman)


제 이름은 엠마누엘라 (Emmanuella)이고 15살입니다. 저는 현재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가나의 수도 아크라 (Accra)의 사람이 많이 사는 아샤이만 (Ashaiman)에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두 살 때 헤어졌고, 그 후 제 아버지는 저를 할머니에게 맡겼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동네 시장에서 식료품을 파는 할머니와 함께 번잡한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열 살부터 학교가 끝나면 할머니를 도와 동네 시장에서 식료품을 함께 팔았습니다. 주말에는 머리에 식료품을 이고 동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팔곤 했습니다. 가끔은 식료품을 골라놓고도 돈을 내기 싫어서 험한 말을 하는 이웃 어른들이 저를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우리 부모님은 나를 키우기 싫어서 할머니한테 맡겼고, 그래서 할머니는 저를 키우기 위해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다른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말수가 적어지고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할머니를 위해 식료품을 팔러 나갈 때마다 젊은 사람들이 흰색 도복을 입고 동네에서 운동하고 주먹 지르기를 하고 발차기를 하는 것을 봤는데 어린 여자와 남자 아이들이 훈련하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저는 바로 관심이 생겨서 식료품을 팔러 나갈 때마다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그 길을 지나가곤 했습니다.


그날도 그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선생님이 제게 오시더니 제 이름을 물어보시면서 훈련에 참가하고 싶은지 물어보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항상 길을 가다가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모습을 봤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저는 민망하고 겁도 나서 고개만 끄덕거렸습니다. 신시아 (Cynthia) 사범님은 이 운동은 한국의 태권도라는 한국 무예라고 설명해주시면서 저에게도 식료품을 팔 때 스스로 방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할머니에게 말씀드렸더니 할머니도 태권도를 배워도 좋다고 하시면서, 단 훈련을 받으러 가기 전에 꼭 식료품을 팔아야 한다고 했고 저도 알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열 살 때부터 태권도 수련을 흰띠로 시작해서 지금은 파란 띠까지 땄습니다. 전에는 굉장히 수줍고 말수도 없었지만 무예 훈련을 받은 덕분에 지금은 찌르기, 발차기, 동작을 할 때마다 기합을 넣으면서 제 목소리를 찾게 됐습니다. 그리고 수련을 받으면서 저와 비슷하거나 혹은 훨씬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친구들을 사귀면서 더 이상 버림받았다는 생각도 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래서 용기와 힘도 생겼고 나 혼자 이 세상에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과도 싸울 수 있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지금은 의욕도 넘치고 씬시아 (Cynthia) 사범님을 많이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사범님은 이웃 청소년들에게 태권도와 방어뿐만 아니라 태견, 레슬링, 씨름 등 다른 무예를 가르쳐주고 또한 저와 같은 어린 여학생들이 청결을 유지하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있거든요. 제가 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존감을 키우고 더 열심히 노력하면 선생님만큼 성취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사범님이 여성으로서 해내셨다면 저도 똑같이 해낼 수 있다고 믿거든요.


학교에서는 학생 대표를 찾고 있어서 태권도 사범님에게 말씀드렸더니 그 자리에 지원해보라고 권하시더라고요.  결국 놀랍게도 저는 그 학기 동안 학교 대표로 뽑혔습니다. 무예는 제가 학교에서 친구들을 대표하고 이끌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준 것입니다.


지금은 체육 수업 때마다 친구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친구들 중에 가끔 생리통 때문에 학교에 나오지 않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래서 저와 함께 태권도 수업에도 가보자고 권하고 있어요.


저는 무예가 지금의 우리 청소년, 특히 여학생들에게 자신감을 키우고 우리 스스로의 힘을 믿어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더 큰 일들을 성취해줄 수 있도록 믿음을 갖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